회사 동료 둘과 술자리가 있었다.
술자리는 늘 그랬듯이 처음에 주제는 나름대로의 관심사로 시작하다가 결국은 회사 얘기로 접어들게 된다. 더군다나, 우리 회사는 4월에 승격 시기이기 때문에 요 시기가 되면 더욱 민감하다. 승격 발표가 있기 전에는 나름의 기대에 대한 얘기로, 발표 후에는 회사에 대한 서운함에 대해 토로하게 된다.
이번에도 역시나 회사 얘기로 시작해서 회사 얘기로 끝나고 말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술자리나 밖에서 회사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다른 얘기로 관심을 돌리려고 노력해도 회사와 상사에 대한 얘기를 안주삼아 술자리가 길어지게 된다.
두 동료는 누가 봐도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한다. 그리고 실력도 있다.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감으로 늦게까지 남아 문제를 해결하고, 주말에도 회사에 문제가 발생하면 출근해서 업무를 보기도 했었다. 항상 언제 퇴근할지 모르기 때문에, 회사에서 운영하는 출퇴근 버스를 두고 자신의 차로 출퇴근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번번히 진급에서 누락이 되었다. 거기에 대한 서운함, 아쉬움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항상 정시에 퇴근하면서 회사 출퇴근 버스를 타는 다른 부서원들을 부러워하는 한편 왜 우리 부서만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지 원망 섞인 얘기를 자주 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이번에는 진급하겠지,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팀장이 챙겨 주겠지... 위로의 말을 해주었다.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또 일 년이 지나 몇 차례의 진급 시기를 맞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건 두 동료가 회사를 너무 사랑하고 애사심이 넘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항상 언젠가 찾아올 희망퇴직을 예감하고 있고, 회사는 자신을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부속품에 불과하다고 느끼고 있는 편이다. 늘 회사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편이었다.
힘들어할 때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느냐. 적당히 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 항상 "어쩔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 그렇게 해야 인정받는다고 생각하는지, 회사에 집중할 때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것인지 잘은 모르겠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짊어지고 있는 책임감과 업무에 상당히 지쳐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술자리도 결과 없는 뻔한 스토리로 마무리 하게 되었다. 직장인들 모두 동감할 것이다.
부디 올해는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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